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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시간이 늘 부족하다는 발표자, 빠른 설명 때문에 힘든 청중

by 탐탐이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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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계상 나머지 내용은 자료로 대체 하겠습니다."

"많이 준비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이 부분은 넘어가고."

 

많은 보고와 설명, 특히 경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발표일수록 조급함에 이끌려 '시간 관계상'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많이 준비하고, 밤새워 고민한 중요한 발표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왜일까? 또한 이런 장면들은 청중에게 주는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발표자들도 같은 실수를 반복적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7분이라는 시간은 이성적인 판단의 소유자인 청중일수록 빠른 답을 찾아 나서는 시간이다. 7분에 접어들면서 발표자의 조급증도 증폭된다. 실제 발표 현장에서는 남아있는 똑같은 시간을 보고도 반이나 여유가 있다고 느끼는 발표자와 1/2 밖에 남지 않았다고 안달하는 발표자를 만나게 된다.

 

이 차이는 발표 시간 배분에 대한 의식에서 발생한다. 발표가 후반에 접어들면 발표자의 마음속에는 '혹시 결론을 말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찾아온다. 본론의 부분에서 너무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발표의 꽃인 결론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우려를 한다 특히 발표 초반, 공감을 위해서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실제로 지체한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지만)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고 생각하는 발표자인 경우는 더욱 걱정이 커진다.

 

이 때문에 본론 부분의 발표를 간략하게 넘어가야 한다는 조급증이 샌긴다. 간혹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의식하거나 '시간 관계상'이라는 언급을 하는 발표자를 보게 되는데, 결론 부분을 멋지게 장식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되는 본론을 건너뛰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렇게 본론을 건너뛰는 바람에 결론 부분에서 시간이 남아 반복적인 설명을 하게 되는 실수를 만들어 버린다.

 

본론을 간략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을 때는 그에 맞는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 옳다. 특히 예상외로 초반에 긴장한 나머지 실제로 시간을 소모한 경우가 그렇다. 초반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선 본론이나 결론에서 시간을 빼야하는데, 이때는 본론 부문에서 시간을 앞당겨 조절해야 한다.

 

문제는 시간을 충당할 때 발표자가 전달할 '시간관리가 미숙해서 본론을 간략하게 넘어가겠다.'라는 상황을 처중이 모르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발표 초반에 사소한 실수 등은 청중도 긴장감 때문일 것이라고 이해를 한다. 하지만 발표 중반이 되어 실수하거나 허둥대는 발표자를 보면 청중은 초반과는 다르게 엄격한 잣대로 마이너스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설득이라는 다리를 제대로 건너지 못하는 결과에 대한 대가로 보는 것이다.

 

발표자 입장에서는 '시간 관계상' 또는 '너무 서론 부문에 시간을 많이 사용해서'라며 청중에게 본론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양해를 구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청중 눈에는 발표자의 능력 부족으로 초라하게 비칠 수 있다. '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서.'라고 말하는 발표자도 있지만 '그럼 왜 여기서 언급 했느냐!'라며 오히려 발표장 분위기를 해치기만 한다.

 

정말 본론 부분에서 대략적인 키워드만 말하고도 충분히 설명되어 넘어갈 수 있다면, 파워포인트 화면 내용 전체를 읽지 말고 시간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이러면 이해가 되지 않는 청중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런 거겠지.'라고 넘어가게 되고 발표자의 능력을 탓하지는 않게 된다. 또 질의응답 시간이 있으니 그때 물어볼 수 있다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

 

발표자가 느끼는 또 하나의 시간 조급증은 열심히 준비한 본론을 하나하나 멋지게 설명하고 싶은데 모자랄 것 같은 마음에서 비록되는 서두름이다. 발표장에 가면 발표 후반에 접어들면서 전반보다 빠른 어조로 설명하는 발표자들이 많다. 긴장이 완화되고 발표장 분위기에 적응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정성 들여 준비한 내용을 빠짐없이 모두 이야기하려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말은 빨라진다.

 

연습할 때는 충분히 시간에 맞출 수 있는데 막상 발표장에 올라가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발표 현장에서는 연습 때와 다른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습 때는 유머를 말하고 바로 그다음 내용으로 넘어가지만, 현장에서는 청중의 웃음이 가라앉는 것을 기다리거나 그 웃음에 대해 즉흥적 코멘트를 더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질문은 연습과 달리 청중이 생각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고, 파워포인트를 작동시키고 바라보는 잠시의 시간도 연습보다 현장에서 더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몸짓이나 동선도 넓은 발표 현장에서는 더 커지기도 한다.

 

이런 작은 시간이 모여 연습할 때는 충분했던 시간이 현장에서는 발표자에게 압박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청중의 반응을 살피는 잠깐의 시간도 연습때는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발표자는 이런 시간의 압박을 초반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중반이 되어 긴장이 완화되면서 깨닫게 된다.

 

시간 배분의 걱정과 압박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므로 완전히 피해살 구는 없지마느 연습 때 시간 관리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연습 시 여유 있게 5%정도의 시간을 추가로 계산하는 방법이다. 연습할 때 발표 내용이 15분 분량이었다면 대략 45초는 현장의 변수라고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총 발표 시간에서 1분 가량을 변수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발표를 14분 정도에 맞추면 전체 15분 발표가 무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발표 현장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남는다면 질의응답 등에 시간을 할애하면 되므로 빨리 끝났다는 리스크를 충분히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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