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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여전한 인생 그리고 역전한 인생

by 탐탐이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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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역전이라고 하면 대부분 로또! 당첨부터 떠올린다. 로또는 둘째치고 사은품 한 번 당첨된 적이 없는 내가

인생 역전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게 어쩐지 어색하지만, 나는 내가 살아온 삶 자체가 '인생역전'이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가 말하는 인생 역전은 한순간에 찾아오는 막대한 부, 우연히 얻어걸린 행운과는 전혀 다른 맥락을 갖고 있다. 지금 말하는 얘기하는 인생 역전은 로또가 아니라 그저 '인생설계도'가 필요할 뿐이다.

 

1953년 미국의 예일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아주 간단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지에는 이런 내용의 글이 있었다.

 

1. 당신은 목표를 세웠습니까?

2. 그 목표를 글로 적었습니까?

3.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웠습니까?

 

위의 세 가지에 문항에 모두 'Yes'라고 대답한 학생은 전체의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겁기 그지없는 설문조사에 ' 뭐 이런 걸 물어보지?'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금세 설문조사에 대해 잊어버렸다. 그런데 이 설문지의 진짜 결과는 그로부터 20년 후에 드러났다. 20년이 지난 후, 당시 설문에 응했던 모든 학생들을 추적한 결과, 대상자 전체 자산의 

97% 사람들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부자였던 것이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설문지 앞에서 볼펜을 들었던 학생 모두는 '예일대를 다니는 학생'일 뿐이었다. 그들 모두는 같은 출발 선상에서 서 있었으며, 비슷한 성적과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왜 20년 후 단지 3%만이 역전한 인생을 살고, 97%에 달하는 많은 학생들은 왜 여전한 인생을 살아가며 신음하게 된 것일까?

 

그 차이는 3%의 학생들이 가진 '목표' 즉 '인생설계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20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해온 학생과 자신이 뭘 원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그저 임기응변의 선택만을 거듭하며 흘러가는 대로 살아온 학생의 차이는 이토록 극명하게 갈린다. 결국 스스로 인생설계도와 인생항해도를 그려보고 항구를 떠나 자신이 스스로 인행항해를 하는 것이 바로 인생 역전의 시작인 것이다.

 

중학교 중퇴의 학력을 가진 소년원 출신의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이, 택시 운전을 하는 틈틈이 독학으로 공부하여 노무사 시험에 합격한 후 24권의 노사관계와 노동법 전문 서적을 출간하고 강의와 컨설팅을 통해 최고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쉰을 넘긴 나이에 검정고시와 독학사를 거쳐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예순을 바라보는 시점에는 박사 과정에 입학한 학력을 보면 인생 역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 내게 확고한 인생설계도와 목표가 없었더라면 나는 아직도 세상을 원망하고 남 탓을 하며 여전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여전한 인생에서 벗어나라! 로또 당첨은 순간의 행복에 그칠 수 있지만, 인생 역전은 긴 여운을 남긴다. 로또 당첨은 814만분의 1의 확률밖에 되지 않지만, 인생역전은 2분의 1의 높은 확률을 보장한다. 로또에 당첨된 운 좋은 사람이, 그 행운을 끝까지 지키는 경우는 드물다. 공짜로 들어온 만큼 손쉽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생 역적은 먼 미래에도 잔잔한 파도를 남긴다. 땀과 열정을 바쳐 스스로 만들어낸 하나의 소중한 점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자신이 걸어온 점들의 연결이다. 점을 찍고, 그 점들을 연결하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 역정인 것이다. 인생이라는 긴 항해에서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가치 있는 목적을 정하고, 이를 위해 꾸준히 열정을 쏟는다면 로또 당첨보다 훨씬 강력한 역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행운을 불러들이는 것은 지하수를 찾아내는 방식과 비슷하다.

물이 있을 만한 곳을 선정하여 파이프를 박는다. 지하수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수많은 시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물이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파이프를 박는다. 고작 한두 번 실패했다고 주저앉아 신세를 한탄하지 않는다. 남의 행운을 빼앗을 마음도 품지 않는다. 대신 행운을 맞이하려고 여러 사람을 만나 어울리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들은 언제나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준비해 놓는다. 펌프가 마르면 마중물을 이용해 지하수를 퍼 올리기 위해서다. 행운을 맞이하고자, 그리고 맞이한 행운을 지켜내려고 수시로 준비하고 점검한다. 그들은 물줄기가 언제든 바뀔 수 있음을 안다. 지하수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고, 아예 고갈될 수도 있다. 흐름을 눈여겨보다가 트렌드와 타이밍을 찾아낸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와 고용없는 성장이 우리 앞에 다가오면서 청년 실업, 일자리 부족, 은퇴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 양극화 현상은 한층 심각해지고,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천민자본주의가 기승을 부린다. 예의와 염치가 실종되고,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나 홀로 '북극곰 사회'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풍족해진 물질만큼 정신적인 아름다움도 찾아야 한다. 다른 사람, 주변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펭귄 사회'로 회귀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에게는 외부 환경의 변화와 도전에 어떻게 응전해야 하는지,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지,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나침반과 지도, 등대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이 세상에 태어난 역할을 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50%운과 100%의 행운으로 바꾼 인생 역정의 얘기다. 살아온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면서,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 항로에 지침이 되는 나침반, 지도, 등대 그리고 더 나아가 내비게이션이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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