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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마음의 타락이란 무엇인가?

by 탐탐이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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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안 프리드리히 니체는 종교나 도덕이 사람들의 심리 전체를 좌지우지한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종교나 도덕은 "죄를 고안함으로써 지배"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의식한 대로 행동하기보다는 만들어진 심리에 의해 조종당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맹신하는 이성은 독립적, 객관적이지도 않고, 의식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든 심리에 의해 잠식당한다.

 

이 명제를 파악하려면 무엇보다도 '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죄를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의 타락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다. 타락과 관련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건 성적인 행위다. 가족제도가 자리 잡은 뒤로 혼인 관계에 의한 행위를 제외한 일체의 성적 쾌락은 대표적인 타락으로 규정되어왔다. 먹고 마시는 일로 시간을 보내는 것, 특히 맛있는 음식을 찾는 식도락이나 술레 취하는 행위 역시 타락의 범위에 포함되었다. 혹은 노동이나 공부를 비롯하여 생산적인 일에서 벗어나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도 타락의 일종이었다.

 

역사적으로 로마제국을 타락의 상징처럼 여기는 이유도 위에서 언급한 타락의 징표들이 종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로마는 귀족이나 일반 시민 모두 성적인 면에서 상당히 자유분방해, 귀족이나 일반 시민 모두 성적인 면에서 상당히 자유분방해, 국가가 공인한 매춘 시설만 45개만 있을 정도였다. 성적 방종의 징표로 흔히 거론되는 남색 문화도 있었다. 로마의 타락과 관련하여 단골로 등장하는 공중목욕탕 중에서 좌석이 1천 석 이상이나 되는 혼탕도 여러 곳이었다. 손님을 초대하여 진귀하고 풍성한 음식과 술을 즐기는 파티도 일상적이었다.

 

타락이라는 면에서 보면 현대사회도 인류 역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현대사회가 사치와 방탕으로 가득한 사회임은 부정하기가 어렵다. 그 어느 시대보다 돈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돈만 있다면 범죄가 아닌 한 어떠한 행위도 정당화된다. 각종 자극적 유흥과 매매춘의 확대, 미각을 유혹하는 수많은 음식 등 사치와 향락에 관한 한 현대사회는 로마제국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타락은 대체로 육체와 관련된 충동이나 본능에 의한 행동이 많다. 이는 이성을 중심으로 한 의식에 의해 본등이 제어, 통제되지 않을 때 타락에 빠진다는 사고방식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타락에서 벗어나는 길도 이성에 의해 마련된 고상하고 이상적인 행위 기준에 따를 때 열린다. 하지만 니체는 본능을 타락의 뿌리로 보는 입장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에 의하면 타락은 오히려 본능의 상실에서 온다. 육체적 본능이란 대부분 사람이 성장하거나 존속하는 데 필수적인 욕구다. 식욕, 성욕, 수면욕이야말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본능이다. 이 모든 욕구는 개인이든 종족이든 종족이든 자신을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데 결여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더해 니체는 '힘이 축적과 힘을 향한 본능' 역시 중요하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생물학적 존재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존재이기에 갖게 되는 본능이다. 단순히 생명체로서 자신의 유지, 성장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으로 더 큰 힘을 회득하기 위한 욕구다. 니체는 이를 '권력의지'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힘에 대한 의지가 결여된 곳에는 쇠퇴만이 존재하게 된다. 인간은 더 큰 영향력을 얻기 위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고, 기존의 한계를 넘어 더 발전된 단계로 나아간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는 식욕과 성욕, 권력욕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유포한다. 기름진 음식을 경계하고 소박한 밥상에 만족하는 삶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고상한 태도라고 강조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구한다는 격언이 있듯, 수면욕은 게으른 생활의 입구로 치부된다. 무엇보다도 성욕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된다. 성을 즐기는 행위에 대해 온갖 부정적인 용어를 가져다 붙이곤 한다. 히을 향한 욕구에 대해서는 개인의 탐욕으로 몰아붙이기 일쑤다.

 

사회에서 고상하다고 여기거나 권장되는 행동은 대부분 본능적 욕구의 억제와 이어진다. 그런데 니체가 보기에 인간의 본질적 존재 이유는 본능에서 온다. 그에게 본성이나 본능을 부정하면서 인간을 존중하다는 발상은 허구다. 본능적 욕구가 쇠퇴하면 인간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상실한다. 니체에 따르면 본능의 상실은 인간 자신에게 해를 끼치기 마련인데, 오히려 이를 바람직한 상태로 여긴다면 인간성이 약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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