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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역사가 보여주는 심리적 기초 ◆ 불꽃의 응시가 불러일으키는 몽상은 또 다른 면에서도 원초적이다. 불은 이성적 사고보다는 인간이 본래 지니는 본능과친숙하다. 평소에 이성적 사고방식 아래 억눌렸던 감성적이고 본능적인 욕구를 일깨운다. 이 욕구는 식욕이나 수면욕과 다르다. 불꽃을 응시하면서 공복감이라든가 식탐을 자극받지는 않는다. 수면욕이라면 응시가 아니라 오히려 불을 끄고 눈을 감고 싶을 테니 이 역시 해당 사항이 없다. 불꽃의 응시와 가장 친근성이 있는 본능은 성욕이다. 불꽃을 응시하면 사랑의 감정이 잔잔하게 올라온다. 문화인류학자들의 관찰에 희하면, 원시부족은 밤에 모닥불을 주위에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다 서로의 짝을 구한다. 서로의 마음과 욕구가 통했다고 느끼면 들떠서 숲으로 향한다. 이는 우리의 경험으로도 확인된다. 여름 .. 2022. 11. 7.
나의 정체성을 누가 아는가? ■ 사회 속에서 인간은 개인으로만 살아갈 수 없다. 우리 모두는 무인도에 난파된 로빈슨 크루소가 아니기에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규모가 크고 작은 공동체 규범 속박되어 있다. 그러므로 자아 형성은 개인적 과정이기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성 발달과 맞물린다. 독일 출생의 미국 정신분석학자인 에릭 에릭슨은 인간이 사회성을 발달시키며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을 추적한 대표적 심리학자다. 흔히 정체성으로 번역되는 아이덴티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사회성 발달과 정체성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규명한다. 정체성 혼란을 느낄 때 정체성을 의식한다 라는 명제는 그의 문제의식을 잘 함축하고 있고, 정체성은 흔히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자기 존재 의의를 인식하는 것이다. 남들과 다르게 차별화되는,.. 2022. 11. 6.
무의식에서 의식으로의 이행 우리가 무의식에 대해 알아야할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의식으로의 '이행'이 갖는 의미다 이행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적인 의미에만 몰두하면 자칫 무의식이 점차 사라지면서 의식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행이란 적어도 외면적으로는 의식을 중심으로 판단과 행위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무의식이 사라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아무리 억눌린다 하더라도 본능적 욕구는 인간인 이상 사라질 수 없다. 다만 그대로 드러냈다가는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제대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의식의 이면으로 숨기는 것이다. 워낙 오랜 기간 억압을 받기 때문에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속 깊고 어두운 구석에 무의식의 형태로 존재.. 2022. 11. 3.
정신은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이행한다 생물학에서 다윈이 진화론을 통해 새 시대를 열었듯, 심리학에서 프로이트의 역할은 상당하다. "정신은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이행한다"라는 명제는 정신에 대한 기존의 사고 방식 전체를 뒤집어엎는 혁명적 전환을 상징한다. 이성으로 제대로 통제할 수 없는 정신 내의 심리 영역이 있음을 제기한 철학자는 그 이전에도 간간이 있었다. 하지만 심리를 의식의 일부분으로 보더라도 본격적인 탐구 대상으로 삼지는 못했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무의식'이라는 독립 영역을 설정하여 규명한다. 나아가서 무의식이 판단과 행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통해 전통적인 관념을 뒤흔든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정신의 진행 과정은 무의식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정신은 무의식 단계로 먼저 존재한다. 이는 "자아가 자신의 집안에서도 더 이상 .. 2022.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