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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죄의식을 통해 심리를 지배한다 종교가 죄를 '고안'한다고 말한다. 이는 말 그대로 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뜻이다. 죄를 줄이는 데 힘써야 하는 종교가 일부러 죄를 고안해낸다는 주장은 우리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기독교 교리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살펴보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성경의 시작 부분은 사제의 심리 전체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경의 시작 부분이란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에 얽힌 내용이다. 신은 인간을 영원히 죽지 않는 몸으로 창조한 후 에덴동산에서 아무런 고통도 없는 행복한 삶을 약속하는 대신 하나의 금기를 제시한다. 바로 신이 만든 모든 자연의 산물을 취할 수 있으나 오직 선악과만은 따 먹어서는 안 된다는 엄명이다. 하지만 아담과 이브는 신과 같은 존재가.. 2022. 10. 25.
마음의 타락이란 무엇인가? 19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안 프리드리히 니체는 종교나 도덕이 사람들의 심리 전체를 좌지우지한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종교나 도덕은 "죄를 고안함으로써 지배"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의식한 대로 행동하기보다는 만들어진 심리에 의해 조종당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맹신하는 이성은 독립적, 객관적이지도 않고, 의식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든 심리에 의해 잠식당한다. 이 명제를 파악하려면 무엇보다도 '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죄를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의 타락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다. 타락과 관련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건 성적인 행위다. 가족제도가 자리 잡은 뒤로 혼인 관계에 의한 행위를 제외한 일체의 성적 쾌락은 대표적인 타락.. 2022. 10. 22.
내면의 지각에서 심리학의 근거를 찾다 칸트의 명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각'의 의미를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는 감각을 '외감'과 '내감'으로 구분했다. 위에서 말하는 지각은 내면을 살피는 감각이라는 점에서 내감이다. 외감은 외부 사물에 의해 촉발되는 감각이다. 우리가 흔히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이라고 부르는 감각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사물의 크기나 움직임, 소리와 온도, 냄새 등을 구별한다. 외감에 의한 직관은 경험적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면이 강하다. 이에 비해 내감은 마음에 의해 촉발되는 감각이다. 내면의 재료, 즉 상상력이나 향수처럼 마음속에서 일어난 현상을 대상으로 한다. 마음에서 일정한 여과를 거친 재료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외감보다 주관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내가은 단기적이드 장기적.. 2022. 10. 21.
마음의 내부를 탐구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혹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찾는 일은 과거나 현재나 심리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인간이 생각을 가진 이상 자신의 본질을 찾으려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사람들은 그 답을 대체로 정신적은 능력에서 찾으려 했으며, 특히 정신을 의식과 묶어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관심의 대상은 사실상 의식에 국한되었다. 그러니 정신이란 이성을 중심으로 한 의식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정신 내부에서 의식과 상이한 특징을 가진 심리 현상이 나타나면 일시적 충동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심한 경우에는 광기로 여기기도 했고, 정상적인 정신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치부하기도 했다. 독일 관념론 철학의 선구자인 임마누엘 카트도 기본적으로는 의식.. 2022. 10. 20.